초탈 2
사랑하는 마음을 없애려 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없애려 한다.
뜻한 대로 마음이 조용해지는가?
욕망을 없애려 하고,
애착을 없애려 한다.
의도한 대로 마음이 조절되는가?
부질없는 노릇이다.
없애고자 하니,오히려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생각하면,그 생각에 얽매인다.
생각 자체가 없어야,모든 행위에서 자유로워진다.
욕망을 없애려 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을 마음껏 부려보아야 욕망이 사그러진다.
마음껏 해보고 신물이 나야,하고픈 생각이 없어지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터득케 되어야 가라앉는다.
드디어 포기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드디어,온갖 고뇌로부터 해방되어 초탈하는 것이다.
초탈이란,닳고닳아 삭아버리는 것이다.
초인적 의지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자리에서 조용해져,아무것도 생각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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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사회를 잊으면,그순간 초탈이다.
그러나,
잊을 것도 없고,벗어날 것도 없다.
사회를 살아가면서,다만,생각을 달리한다.
그러니,잊을 이유도 없고,벗어날 대상도 없다.
담배를 물고,담배를 끊고,
술을 마시며,술을 끊는다.
사회에서 사회를 벗고,속박에서 속박을 벗는다.
사랑에 물리고 질려서,
사랑을 멀리하게 되어야 비로소,초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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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은,
그자리에 머물면서,속박을 즐기는 것이다.
술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은,
술을 마셔도 좋고 안마셔도 좋다는 것이다.
사랑으로 즐긴다는 것은,
멀리하기도 하고,가까이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못 배웠다.
단지,의식이 변하면 초탈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해도 좋고, 안해도 좋고.... 알마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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