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탈

술을 끊는 비법

알마자야 2006. 4. 22. 00:12

술을 끊는 요령

 

술은 마약이다

마약도 조금이면 보약이 된다.

그러나,그 조금이 어렵다.

어떻게 조금을 유지하며 즐길 수 있는갸?

 

누구라도,

연못으로 다가가면 더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그러나,연못 속에 보물을 넣으면 물속으로 뛰어든다.

무언가 탐욕에 휘말려,목숨도 돌아보지 않는 것이다.

보물을 행복이라 착각하고,너도나도 다투는 것이다.

 

 

멋모르던 시절,어른의 눈을 피해 술을 배웠다.

숨어서 하는 일이 무엇보다 재미있고 그렇게 고소하다.

술친구와 어울리니,말도 막나가고,행동도 어긋난다.

비틀어진 사고가 습관이 되어,마약이라고 인식치 못한다.

술이 마치,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인양 돌변해버린 것이다.

 

술을 왜 마시는가?

심심하고,기분이 좋고,시름이 사라지고,

힘이 솟구치고,고민도 쉬이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진정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알코올이 들어간 동안에는,어떻게든 해결되어 보인다.

그러나 술이 깨고나면,다시 전과 다를바없다.

현혹이다. 취몽인 것이다.

 

- - - - -

 

누구나 생각한다.

술을 끊어야 한다.

아니 술을 줄이기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가?

 

제어란 속박이다.
끊는다는 것은 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끊는다는 의지에 속박되는 것이다.

아예,끊는다는 의지가 없어져야 진정 끊는 것이다.

 

술을 끊고자 하면,끊을 수가 없다.

며칠 동안은 끊어지지만,시일이 지나면 허사가 된다.

술에 길든 감미로운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술을 끊고자 하지 않으면,오히려 끊을 수가 있다.

누구나,술을 마신 후에는,얼마간 마지시 않는다,

술고래라도,언제까지 계속 마시지는 않는다.

 

다음번에는,술을 한잔만 입에 댄다.

그러면 된다. 그런데,그것이 가능한가?

 

- - - - -

 

관념이 문제다.

술이 아깝고 소중하다.

술병에 조금만 남아있어도,버리자면 서운하다.

돈을 주고 산 술이라고,엎어질까 애지중지한다.

그래서,마지막 한방울까지 톡톡 털어 다 마신다.

 

그점이 문제다.

술이란 아까운 물건이 아니다.

돈을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는 널린 물건이다.

 

술이란 내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마약이다.

내 기분이 나아졌다면,그것으로 술의 임무는 그만이다.

내 마음이 즐거울 정도가 되었다면,이제 술을 버린다.

마셨으면 버리고,즐거워졌으면,가득 남았어도 버린다.

술병에 얼마가 남아있던 간에,좋게 마셨으면 그만 버린다.

내가 먼저 술을 버리는 것이다. 술에 끌려다니지 않고....

 

흔히들 말한다.

좋은 벗과 만났는데,어찌 술 한잔이 없을 수 있으랴!

그 한잔이 두잔되고,석잔 되고,드디어 고주망태가 된다.

 

그런가?

과연,좋은 벗과,좋은 시간을 가졌는가?
처음에는 그랬다. 적어도,석잔까지는 그랬다.

넉잔째부터는 사정이 달라졌고,누가 누군지 모르게 되었다.

좋은 시간이,오히려 나쁜 시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면,어찌해야 하는가?

좋은 벗과,반드시 술한잔이 있어야만 하는가?

이야기를 하자면,차한잔으로도 족하다.
그윽한 향내 속에서,삶과 흥을 나누니,그 얼마나 멋진가?

왜,초점풀린 눈빛으로 꼬부라져야 하는가?

맑은 정신으로 차한잔이면,얼마나 더 상쾌한 교류인가?

밤새도록 시간가는 줄 모르고...차향으로 행복을 가꾸며...

 

 

술이 있어야,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맨정신으로는,왜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가?

자존심? 정이 없어서? 말문이 막혀서?

마주앉아 마음을 주고받을 정도라면,차 한잔으로 얼마든지...

 

마음을 열기 위해 술한잔이라면,그것도 좋다.

그러나,마음을 여는 정도의 술이라면,그것만이라야 한다.

한두잔으로,마음을 열 수 있는 정도면,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 - - - -

 

술을 다스리는 요령.

 

옛날,작은 술잔,

너비5Cm,높이3Cm,바닥 2,2Cm,

 

 

미식가는 혀로 즐기고,폭식가는 목구멍으로 즐긴다.

미주가는 혀로 즐기고,폭주가는 목구멍으로 즐긴다.

 

목구멍으로 마시지 않고,혀끝으로 마신다.

목구멍에다 붓지 않고,입속에다 가벼이 넣는다.

혀로 마시는 습관이 들면,드디어 술에서 자유로워진다.

 

작은 잔에 술을 딸아놓고,

반모금 맛보고 나서,내려놓는다.

톡 쏜다.....

 

이야기 나누어가며,가끔 한번씩 주고받는다.

분위기가 고조되면,다시 한잔 기울인다.

 

5분도 좋고,10분도 좋다.

이야기를 하다,생각이 나면 마시니,

몇시간이 지나도,10잔이 채 되지 않는다.

 

주거니 받거니,밤을 새워 마셔도,

취하기는 커녕,분위기만 점점 더 무르익는다.

하고픈 말도 다하고,듣고픈 말도 다 듣고,

털어놓고 싶은 심정도 모두 나누니,가슴이 후련하다.

 

- - - - -

 

그러나,

"속이 차지않아 어디 마시겠느냐?"고 말한다.

술 마시러 왔는가? 마음 나누러 왔는가?

 

그러니,술을 끊고자 하는 것이다.

폭주를 하면,만취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

애주를 하면,정신이 멀쩡하여,

밤새 마셔도 취하기는 커녕,정감이 갈수록 따스해진다.

 

분위기 돋구는 선약을 두고,

왜 마약으로 만들며,몸과 마음을 망치려 하겠는가?

 

- - - - -

 

술친구 하나가 있었다.

폭주가다.

자리를 마주하고,눈꼽만한 잔에 술을 부었다.

눈을 흘기며,이게 무슨 술잔이냐고 빈정댔다.

 

어디 한번,마셔보라고 했다.

3~4잔을 단꺼번에 마시더니,술병을 거머쥐었다.

 

얼른 술병을 빼앗아,수채에 쏟아부었다.

그대의 목구멍에 붓는 것이나,

수채에 붓는 것이나,무엇이 다른가?

 

다음날 또 술자리가 마련되었다.

다시 눈꼽잔에 술을 딸았다.

우선,술잔을 부딪치고,이야기를 나눴다.

 

술친구는 다시 연거푸 벌컬벌컥 부어넣었다.

그게 술을 처넣는 것이지,음미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술을 마시러 왔는가,정담을 나누러 왔는가,다시 물었다.

 

그친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몇시간 후,많은 이야기 나누고,얼굴이 벌겋게 헤어졌다.

 

그후 몇차례,함께 정담을 나누는 기회가 있었다.

형님,그동안...

형님과 함께 술을 마시고 나면,아주 기분이 좋습디다.

 

이제는,

술마시는 습관도 달라지고,술마시는 요령도 바뀌었으며,

술맛도 더 잘 알게 되었고,술이 주는 효과도 느껴지더군요.

밤새 마셔도 취하는 일도 없고,

마음 속 이야기를 모두 꺼내어 털어놓을 수도 있구요.

 

그렇소? 허나...,

그대는 아직 술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오.

우리는 그동안,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심심풀이로 술잔을 기울인 거요.

이야기를 나눈 것이지,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오.

음식에 넣는 조미료처럼,술잔으로 이야기맛을 돋군 것 뿐이오.

 

그대는 이제,술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삶의 향기를 보다 만끽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구료.

 

그것이오.

끊는 것은 속박일 뿐이며,

끊는다는 관념에서 벗어나야,진정한 끊음이며,

끊는다는 의미가 없어져야,바로 끊어지게 되는 것이오.

 

생각해보시오.

그대가 어디,술을 끊은 적이 있었오?

끊지도 않았는데,

끊으려 하지도 않았는데,

폭주습관이 이미 사려졌으며,

이제는 끊는다는 단계를 훨씬 뛰어넘어서,

오히려,술을 즐기는 경지에까지 들어서지 않았오?

 

바로 그것이오!

끊지 않고 끊는 비법.

하지 않고 하는 묘법.

그것이 바로 마음을 다스리는 신묘한 무위법이오.

 

이제 그대는,

모든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비술을 터득하게 되었오.

축하하오.

 



 

마음을 다스리는....알마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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